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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 제약ㆍ바이오주의 R&D비는 자산으로? 비용으로? (연구개발비 자산화 이슈)
    주식 2018. 11. 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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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분식 이슈와 더불어,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특히 코스닥의 큰 흐름에 영향을 주었던 이슈 중 하나가 제약ㆍ바이오주의 연구개발비용(R&D비용)의 회계처리 문제였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현재는 어떠한 흐름인지 등을 정리해 보았다.

    1. 무엇이 문제였는가
    '제약ㆍ바이오주 R&D비용 회계처리 이슈'에서 쟁점사항이 되었던 것은 제약ㆍ바이오회사의 재무제표에서 'R&D비용(연구개발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하는 것이 맞는가' 이다. 올해 3월 줄기세포 대장주였던 차바이오텍이 R&D비 대부분을 자산으로 처리했다가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의견을 받으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 이슈가 제약ㆍ바이오주 주가의 향방을 결정지을 만한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또한, 셀트리온의 경우도 높은 연구개발비 자산화 비율('17년 기준 약 75%)이 논란이 되었다.

    2. R&D비의 자산화가 왜 문제가 되었나
    회계상 '자산'은 '장래에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공장의 경우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외부에 판매할 경우 기업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현금의 경우는 원재료를 매입하여 제품을 만들어 팔 수도 있고, 토지를 매입하여 공장을 지을 수도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의 장래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매출채권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미래 플러스 현금흐름으로서현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장래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자산으로 처리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물론 매출채권의 경우는 채권에 상당하는 금액을 모두 되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그에 따라 대손충당금과 대손상각비를 인식해야 한다.) 이미 지출하였으나 기업의 미래 이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비용으로 처리한다.

    그런데 연구개발비의 경우, 기업의 미래 이익을 창출하는 데 얼마만큼 도움이 되는가를 측정하기가 어려워 문제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연구개발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패의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말이다. 특히나 임상 성공 가능성이 극히 낮은 신약의 경우 이러한 불확실성은 더 커진다. 셀트리온의 경우는 신약이 아닌 바이오시밀러 생산이 주가 되는 회사였으나, 그것을 감안해도 제약ㆍ바이오회사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75%에 육박하는 R&D비용 자산화 비율이 적정한지에 관해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은 의문을 제기하였다. 차바이오텍의 경우 임상 성공 가능성이 극히 낮은 신약개발 회사임에도 70%가 넘는 자산화 비율을 기록하였다('17년 기준). 차바이오텍은 '17년 사업보고서 감사에서 회계법인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흑자종목에서 4년 연속 적자종목으로 전환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다.

    3. 두 경우의 회계처리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회사가 연구개발비를 '개발비'로 분류하는 경우이다. '개발비'는 무형자산에 해당하고, 지출금액이 감가상각 형태로 장기간에 나눠 회계에 비용으로 반영된다. 반면 비용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경상개발비’나 ‘연구비’로 분류하는 경우인데, 이 경우 판매관리비에 해당하고, 전액을 당기간의 비용으로 인식하게 된다. 연구개발비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회계처리에 따라 손익계산서의 이익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4. 현재는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가
    현재는 이와 관련된 이슈가 일단락되는 상황으로 보이며, 제약ㆍ바이오회사들에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월에 이러한 이슈가 발생한 이후, 금융감독원은 4월에 연구개발비 자산화 비중이 높은 상위 10여개의 제약ㆍ바이오기업에 대한 테마감리를 착수했으며, 일부 회사에 대해서는 정밀감리를 진행하였다. 감리 진행 후 9월에는 금융감독원 측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회계처리 관련 감독 지침'을 발표했는데, 약품의 유형별로 자산화가 가능한 단계를 구분하였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신약 : 임상3상 개시 승인
    2. 바이오시밀러 : 임상1상 개시 승인
    3. 제네릭 : 생동성시험 개시 승인
    4. 진단시약 : 외부의 객관적인 제품 검증
    (4에서 1로 갈수록 제품개발 성공가능성이 낮아지며, 따라서 조건도 까다로워진다)

    또한, 증선위는 지금까지 이 지침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은(회계처리를 잘못한) 기업들에 대해서 중징계가 아닌 계도조치를 부여하여 스스로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결정하였다. 과거 회계처리 오류를 수정하면서 재무제표상 영업손실이 증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기업에 대해서는 특례를 적용하여 3~5년 동안은 이런 기업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전반적으로 제약ㆍ바이오회사에게 긍정적인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그동안 업계에 깔려 있던 큰 불확실성 하나가 제거되고 있는 흐름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테마감리 결과에 대한 제재조치안을 증선위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음주 수요일(11월 28일) 열릴 증선위 정례회의 혹은 다음달 정례회의에서 구체적인 조치안이 상정되어 심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인 근거에 의한 조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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